lt;詩gt;이팝나무 나의 혀은 어디로 갔나 망각, 뭐든 먹어치우는, 음습한 골짜기 구석구석 혀는 돌아오지 않았다 미련은 없는가, 하늘이 몇 번 다녀가고 가을 외투를 걸친 그가 다녀갔다 동지, 잘 지내시나 모든 걸 내려놓은 모습은 다 이렇게 편안한 것인가 혀를 잃어버린 내가 그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는 물의 반영처럼 조각조각 흩어져버린다 똑같은 장소를 몇 번이나 돌았을까 온 몸에 경련이 일고,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뇌혈관의 공포가 실핏줄을 타고 발바닥에서 부터 올라왔다 서걱거리는 눈알이 현기증 속으로 미끄러지고 동지,남아 있던 그의 목소리가 나를 허공으로 안아 올렸다 괴사를 앞둔 손 과 발끝의 미세혈관들이 헐떡였다 몇 달째 홀로 백골이 되고 있을 나를 본다, 밤새 비워놓은 자궁, 그 적막한 솥 안에서 오래 뜸이 들었는지 나무는 하얀 안개를 피워 올리고 있다 백 마리 천 마리 수천만 마리 새, 새의 하얗게 빛나는 혀들이 반 토막 난 자음과 쇠 된 모음을 반죽하여 스타카토로 빚어낸 가느다랗고 하얀 울음들이 집과 도로, 성벽과 여인의 젖은 머리칼을 토해 놓았다 마지막 남은 어둠까지 털어내는 머리칼에 부딪쳐 우우우 떨어져 내리는 하얀 울음들아유목에서 놓이는 날 바람과 풀잎들에게 풀어먹일 나의 계시록은 아직도 유폐중인가 내 혀들은 바싹 마른 안구를 안고 어디로 갔나 --------------------------------------------------------------------------- lt;인상깊은포토gt; 마음으로 축하해주신 모든 님께 감사드립니다. 님께 배운 것들입니다. 편안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직산에 가서 한달정도 일을 하다 올 생각입니다. 오지라, 제대로 접속도 힘들 것 같습니다. 밝고 맑은 시간들로 충만하게 채워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