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자리에 앉아 서로 다른 곳을 바라봅니다만,그것은 아주 잠시일지도, 아주 잠깐 고개를 돌렸을지도 모릅니다.아무 생각도 없이 주변을 둘러보다, 아무런 의도 없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았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두 사람, 서로를 무척 아끼고 사랑하고 있을지도,서로가 서로에게 너무나 중요한 사람일지도,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진은 현실의 그러한 무한한 가능성을 모두 외면하며 두 사람의 시선을 가르고 서로의 시선을 영원히 다른 곳을 바라보게 만들고서로를 영원히 외면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바로 그곳에서,한 순간을 영원으로 만드는 그곳에서,아마도 사진은 생명력을 얻는 것이 아닐런지,찰나의 순간을 잡아 그것을 영원한 순간으로 각인시키면서 바로 거기에서 사진은 생명력을 얻는 것은 아닐런지이 사진을 바라보며, 그리 생각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