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발심(發心) 수 백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오색찬연하던 단청의 색깔이 바래듯굳게 맹세한 발심(發心)도 많이 바랬다 길을 찾고자 하는 마음 그 간절함도벌레먹고 갈라져 삭은 기둥이 된지 오래다겨울 삭풍이 불며 모진 시간을 맞는다나는 왜. 무엇을 위해.. 무엇을 하려는가 ?눈 녹는 처마 끝 물방울 물끄러미 바라보며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의 상념에 빠진다방향을 잃은 채 익사할 듯 허우적거린다그러나..생각해보면...아무리 작은 티끌도 원인 없는 결과 없었다그리고...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생로병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그 속에서무엇을 더 찾고 덜 찾고는 나의 몫..얼음물 속에 잠긴 단청의 색깔이 되살아난다나의 발심(發心)도 다시 또렷해진다 -- 양백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