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킹이란 취미를 가진지 언 2년, 올 겨울 폭설을 예상했지만 역시나 내 예상은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저녁 8시 퇴근과 동시에 박배낭 하나 걸쳐메고 부랴부랴 강원도 정선의 가리왕산휴양림으로 발을 옮긴다. 휴양림 앞 공사현장 정자에서 매트와 침낭만으로 의존해 비박 후 정선 시내로 장을 보았다. 오후 1시 본격적인 가리왕산 산행을 시작, 12월에 끝자락에서 본 강수가 많은 계곡과 그 사이 겨울이 무색할 정도로 이끼가 남아있는 바위들. 여기가 겨울인지 여름인지 시시때떄 바뀌는 산 속 절경에 감탄을 자아내고 부지런히 산행을 하였다. 정상 부근에 가까워지자 점점 눈이 쌓인 지대와 강한 바람 때문에 생긴 상고대로 눈길이 자연스레 갈 수 밖에 없었다. 쉬엄쉬엄 4시간을 올랐을까 드디어 정상에 도착 후 내려다 본 정선 일대의 산맥과 풍경은 히말라야 뺨치듯 멋진 뷰를 보여주워 울컥한 마음에 감동이 몰려왔다. 강한 바람 때문에 사이트를 구축하고 텐트의 팩을 박는 것 조차 힘에 부쳐 또 다른 역경이 찾아왔다.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를 하고 쉘터 안에서 남자 셋이서 내뿜는 온기로 추웠던 몸은 서서히 녹기 마련, 간단한 식사 후 잠자리에 들을 수 있었다. 산행이라는 노력 끝에 얻는 멋진 자연의 모습은 내가 느낀 어떠한 멋보다 값지고 뜻깊은 것이라는 걸 다시금 마음에 새기며 2015년의 마지막 백패킹 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