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보내고 새로운 오늘이 찾아오는 시간눈은 점점 굵어지고눈을 치우다 지친 나는한 동안 방구석에 모셔 두었던 사진기를 들고대문 밖을 나선다.들고양이들의 울음소리 조차 사라진 골목길에서 삼각대 위에사진기를 올리고,비 처럼 내리는 눈을 향해셧터를 누른다.철--------컥시간 속에 보이는 눈은 비가 되어 나리고,이젠 추억이라고 말하는 것도 힘든 초등학교 운동장을 가로질러아무도 없는 눈 밭을 누비다.나 보다 훨씬 오랜 시간 그곳에 서있는 나무에 기대어 섰다.한 없이 넓었던 운동장도 좁아져 버리고,그렇게 높기만 하던 미끄럼틀도 몇 걸음이면 정상이지만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이 없다.6년을 뛰어 다녔을 운동장과 교정도, 함께 뛰던 그 많은 친구들도... ...기억의 편린에 조차 남아 있지 않다.살아 간다는 것추억 한다는 것은그냥 기억의 언저리를 맴도는 실체 없는 허상일 뿐 일지도 모른다.문뜩 멈추어서서 생각해 본다.정말 허상이었던 것은 아닐까.내가 기억하는 것들이 그때 있기나 한 사실이었을까.세월 사람을 망각의 구렁텅이로 몰아가고,추억은 점점 사실에서 흔적이 되어 간다.